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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모임 신운영장님이 갑자기 한국에 들어가 수술을 받으신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저는 솔직히 의아했습니다. 하지정맥류라고요? 남자분이시지만, 종아리가 훤히 보이는 레깅스와 반바지를 즐겨 입으시는 분이었는데, 겉으로는 혈관이 하나도 튀어나오지 않으셨거든요. 그 일을 계기로 제가 그동안 하지정맥류에 대해 얼마나 잘못 알고 있었는지를 제대로 깨달았습니다.

남성도 하지정맥류에 걸리는 이유
일반적으로 하지정맥류는 여성이 걸리는 병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2022년 하지정맥류 진료 환자 약 39만 7천 명 중 여성 비율이 약 70%에 달했으니, 틀린 말은 아닙니다(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하지만 저는 신운영장님 사례를 보면서 "그럼 남성 10만 명은 어디로 가냐"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정맥류란, 다리에서 심장으로 올라가야 할 혈액이 역방향으로 흘러내리는 질환입니다. 정맥 안에는 혈액의 역류를 막는 판막(valve)이라는 구조물이 있는데, 여기서 판막이란 일종의 '역류 방지 밸브'로, 이것이 손상되면 혈액이 아래로 고이기 시작합니다. 여성의 경우 에스트로겐이 혈관 벽을 이완시켜 이 판막을 약하게 만들지만, 남성이라고 해서 판막이 튼튼하게 유지되는 건 아닙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남성 하지정맥류 환자는 최근까지 꾸준히 증가해 왔습니다. 노화, 직업 환경, 비만, 잘못된 생활습관 등 성별과 관계없는 원인들이 남성 환자 수를 매년 끌어올리고 있는 겁니다. 신운영장님이 인도네시아에서 가이드로 일하시면서 하루 종일 서서 행사를 진행하신 것, 그리고 퇴근 후 자주 드셨다는 술까지 — 돌이켜보면 이미 여러 위험 요인이 겹쳐 있었던 셈이었습니다.
- 노화: 혈관 벽과 판막의 탄력이 떨어지며 혈액 역류가 쉬워진다
- 직업 환경: 요리사, 택배기사, 행사 가이드처럼 장시간 서 있는 직종은 종아리 근육 펌프 작용이 저하된다
- 과체중: 혈액량이 늘고 정맥 내 압력이 높아져 혈관 벽이 약해진다
- 과격한 운동: 고중량 웨이트 트레이닝은 복압을 높여 다리 정맥에 압박을 가한다
- 음주·흡연: 혈관 건강을 직접적으로 저해하는 생활 습관 요인이다
혈관이 안 튀어나와도 의심해야 할 증상들
제가 신운영장님 사례에서 가장 크게 오해했던 부분이 바로 이것입니다. 저는 친정어머니가 수술을 받으셨을 때 종아리에 울퉁불퉁 튀어나온 혈관을 직접 봤기 때문에, 하지정맥류 = 혈관 돌출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남성은 여성보다 피하지방이 적고 근육량이 많습니다. 그래서 혈관 돌출이 오히려 더 선명하게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동시에 근육이 증상을 '눌러서' 불편함 자체를 덜 느끼기도 합니다. 신운영장님도 저희가 봤을 때는 종아리가 깔끔하셨는데, 막상 밤에는 다리가 퉁퉁 붓고, 쥐가 나서 잠에서 깨는 일이 반복되셨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 얘기를 들으면서 '그게 하지정맥류 증상이었구나' 하고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정맥류성 피부염이란 하지정맥류가 오래 방치되어 피부에 염증과 색소침착이 생기는 합병증을 말하는데, 이 단계까지 진행된 다음에야 병원을 찾는 남성 환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남성은 통증에 대한 내성이 상대적으로 높고, "이 정도야" 하고 넘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정맥류는 자연적으로 회복되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어 피부 궤양까지 이어질 수 있으므로, 아래 증상들은 절대 그냥 넘기시면 안 됩니다.
혈관 돌출 없이도 나타나는 주요 증상
겉으로 혈관이 튀어나오지 않더라도 다음 증상이 반복된다면 하지정맥류를 의심할 수 있습니다. 저도 젊었을 때부터 다리에 쥐가 자주 났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유전적 요인이 어느 정도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그냥 피로 때문이라고만 여겼었으니까요.
다리가 무겁고 쉽게 피로해진다면, 또는 저녁이 되면 발목과 종아리가 부어오르거나 밤에 수면 중 종아리 근육경련(야간 쥐)이 잦다면, 혈관 초음파 검사를 한 번쯤 받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혈관 초음파 검사란 정맥 내 혈액의 흐름 방향과 역류 시간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검사로, 역류 시간이 0.5초 이상이면 판막 손상으로 진단합니다.
치료 후에도 관리가 필요한 이유
수술을 마치고 돌아오신 신운영장님이 제일 먼저 하신 일이 실내 자전거를 구입하신 것이었습니다. 단순히 체중을 줄이시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허벅지와 종아리를 꾸준히 움직여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는 걸 이번에 직접 체감하셨다고 하셨습니다. 전자담배도 끊으시고 술도 눈에 띄게 줄이셨고요. 예전의 생활 방식으로 돌아가면 재발은 시간문제라는 걸 아시는 거겠지요.
하지정맥류의 대표적인 치료법에는 레이저 정맥 폐쇄술과 초음파 유도하 혈관경화요법이 있습니다. 레이저 정맥 폐쇄술이란 혈액이 역류하는 병적 혈관 안으로 가는 광섬유를 삽입해 레이저 열로 혈관을 막아버리는 방법이고, 초음파 유도하 혈관경화요법이란 초음파로 혈관 위치를 확인하면서 경화제를 주사해 혈관을 서서히 폐쇄하는 주사 치료입니다. 두 방법 모두 피부를 크게 절개하지 않는 최소 침습적 방식이어서, 치료 당일 보행이 가능하고 일상 복귀가 비교적 빠른 편입니다(출처: 서울아산병원 건강정보).
치료 이후의 관리도 치료 자체만큼 중요합니다. 장시간 서 있거나 앉아 있는 환경이 불가피하다면, 틈틈이 까치발 운동이나 발목 돌리기를 해주는 것이 종아리 근육 펌프 작용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압박스타킹 착용도 효과적인 보존적 치료 방법으로 알려져 있는데, 남성 환자분들 중에 "남자가 그걸 신어야 하나요?"라고 물으시는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제 생각에는 재발을 막는 데 효과가 있다면 성별이 무슨 상관이겠나 싶습니다.
저 역시 어머니 수술 이후 나름대로 운동을 하려 했지만 별 효과가 없다가, 인도네시아에 와서 갱년기와 함께 시작한 아침 걷기 이후로는 1년에 한 번 쥐가 날까 말까 할 정도로 나아졌습니다. 물론 체중 관리도 병행하고 있고요. 꾸준한 유산소 운동이 하지 정맥 건강에 실제로 효과가 있다는 걸 제 몸으로 직접 확인한 셈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남자도 하지정맥류에 걸리나요?
A. 네, 걸립니다. 일반적으로 여성 환자가 더 많다고 알려져 있지만, 저도 가까운 지인이 수술을 받고 나서야 남성도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남성 환자 수는 2016년부터 2020년 사이에만 1만 7천 명 가까이 늘었습니다. 임신·여성호르몬을 제외한 대부분의 위험 요인은 남성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Q. 혈관이 안 튀어나오면 하지정맥류가 아닌 건가요?
A.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제가 신운영장님 종아리를 수십 번 봤는데도 몰랐던 게 바로 이 이유입니다. 남성은 근육량이 많아 혈관 돌출이 눈에 덜 띄고 통증 자체도 덜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야간 근육경련, 다리 부종, 무거운 느낌이 반복된다면 혈관 돌출 없이도 하지정맥류일 수 있으니 혈관 초음파 검사를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Q. 운동을 많이 하면 하지정맥류가 예방되나요?
A. 운동의 종류가 중요합니다. 걷기나 가벼운 자전거처럼 종아리를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는 유산소 운동은 정맥 혈액을 심장으로 올려주는 종아리 근육 펌프 작용을 강화해 도움이 됩니다. 반면 고중량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무거운 무게를 이용한 하체 운동은 복압과 정맥 압력을 높여 오히려 하지정맥류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저는 아침 걷기를 꾸준히 한 이후로 야간 쥐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Q. 하지정맥류 수술 후 재발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치료 자체보다 이후 생활 습관이 재발 여부를 가릅니다. 장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는 상황에서는 자주 발목을 돌리거나 까치발 운동으로 종아리를 자극해 주어야 합니다. 체중 관리와 금주·금연도 정맥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1~2년에 한 번은 혈관 초음파 검사로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결론
신운영장님 사례가 없었다면 저는 아마 계속 "하지정맥류는 나이 든 여성이 걸리는 병"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하지만 혈관이 보이지 않아도, 남성이어도, 심지어 겉으로 건강해 보여도 하지정맥류는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하루 4시간 이상 서서 일하는 직업을 가진 남성이라면 발병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는 결코 가볍게 볼 수 없습니다.
다리가 자주 붓거나, 밤마다 쥐가 나거나, 이유 없이 종아리가 무겁게 느껴진다면 한 번쯤 혈관 초음파 검사를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어차피 자연적으로 낫는 질환이 아니고, 방치할수록 합병증으로 이어지는 만큼 빠른 확인이 최선의 예방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