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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후반부터 매년 근육량의 1~1.5%가 자동으로 사라집니다. 이 사실을 처음 접했을 때, 저는 솔직히 남 얘기처럼 들었습니다. 그런데 나무 의자에 앉을 때마다 엉덩이뼈가 배기고, 청바지 허리춤이 턱 막히는 걸 경험하고 나서야 제 얘기였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폐경 이후 배만 불룩해지고 엉덩이 근육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50대 중반, 이제는 체중계 숫자보다 엉덩이 근육이 더 급하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둔근 약화가 무릎 통증과 낙상까지 부르는 이유
엉덩이 근육, 즉 둔근(臀筋)은 대둔근·중둔근·소둔근 세 층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대둔근은 앉았다 일어나는 힘을 담당하고, 중둔근은 걸을 때 골반이 흔들리지 않도록 잡아주며, 소둔근은 다리의 회전과 보행 리듬을 조율합니다. 이 세 근육이 함께 고관절과 골반, 척추를 하나로 묶어주는 구조적 기둥 역할을 합니다.
문제는 둔근이 나이가 들수록 가장 먼저 얇아지는 근육이라는 점입니다.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활동량이 줄면, 엉덩이 근육은 쓸 기회 자체를 잃어버립니다. 이 상태를 '엉덩이 기억 상실증'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말 그대로 근육이 어떻게 힘을 써야 하는지 잊어버린 상태입니다.
둔근이 약해지면 가장 먼저 신호를 보내는 곳이 무릎입니다. 얼핏 연결이 안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골반의 안정성이 무너지면 무릎 관절이 정방향을 유지하지 못하고 삐뚤어진 각도로 하중을 받게 됩니다. 2015년 이후 발표된 다수의 연구에서 "둔근 강화로 무릎 통증이 유의미하게 감소한다"는 결과가 반복적으로 확인됐습니다(출처: PubMed 의학 데이터베이스). 제 경험상 이게 과장이 아닌 게, 골프 뒤풀이 자리에서 나무 의자에 오래 앉아 있으면 엉덩이뼈가 아파서 반드시 방석을 깔아야 했는데, 그 불편함의 정체가 바로 사라진 둔근이었던 겁니다.
낙상 위험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근감소증(Sarcopenia)이란,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과 근력이 비정상적으로 줄어드는 상태를 말합니다. 전신 근육은 40대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75세가 되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는데, 둔근은 그 하락 속도가 특히 가파릅니다. 근감소증이 진행되면 균형 감각이 떨어지고, 가벼운 미끄러짐에도 고관절 골절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고관절 골절 이후 1년 내 사망률은 약 20%, 2년 후에는 약 50%에 달한다는 연구 보고가 있습니다(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임상 자료). 이 수치를 처음 접했을 때 저는 꽤 오랫동안 멍하게 있었습니다.
- 대둔근: 앉았다 일어나는 힘의 핵심 — 이 근육이 약해지면 의자에서 일어나는 것 자체가 힘들어집니다
- 중둔근: 보행 중 골반 안정성 담당 — 약화되면 걸을 때 좌우로 뒤뚱거리는 오리 걸음이 나타납니다
- 소둔근: 다리 회전과 보행 리듬 조율 — 세 근육 중 가장 안쪽에 있어 평소 의식하기 어렵습니다
- 둔근 약화 → 골반 불안정 → 무릎·허리 통증 → 활동 감소 → 근감소 가속화의 악순환
50대 중반인 제가 지금 당장 시작한 엉덩이 근육 운동법
저는 젊은 시절 '엉빵'이라는 별명을 들을 만큼 청바지 핏이 예뻤습니다. 그런데 갱년기를 지나고 보니 그 근육들이 전부 아랫배로 이사 간 것처럼, 배만 불룩하고 엉덩이는 납작하게 처져버렸습니다. 문제는 미용이 아니라 기능이었습니다. 집에 스쿼트 기구를 들여놓기는 했는데, 허벅지 운동 정도로만 생각하고 제대로 쓰지 않았던 게 지금 생각하면 아깝습니다.
중둔근 운동은 생각보다 간단하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발을 45도 방향으로 벌린 상태에서 무릎과 엉덩이가 수평이 될 때까지 앉았다가, 올라오면서 엉덩이를 꽉 쥐어짜듯 수축시키는 동작입니다. 이때 손을 엉덩이 옆에 살짝 대고 올라오면 근육이 이완됐다가 조여지는 감각을 직접 느낄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해봤는데, 처음에는 그 감각 자체를 잡는 게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엉덩이 근육을 오랫동안 안 쓴 탓에 제대로 수축시키는 방법을 잊어버렸던 거죠.
대둔근 운동은 스쿼트 동작이 대표적입니다. 어깨너비로 발을 벌리고, 허리를 똑바로 편 상태에서 엉덩이를 뒤로 밀며 내려가야 합니다. 그냥 무릎만 구부리면 허벅지 운동이 되고, 엉덩이를 의식적으로 뒤로 빼야 둔근에 제대로 자극이 갑니다. 탄력 저항 운동이란, 밴드나 기구를 당기거나 버티는 방식으로 근육의 탄성을 키우는 운동을 말합니다. 헬스장의 큰 중량 운동과는 달리, 이 방식은 근육을 날씬하고 탄력 있게 만들어줍니다.
플랭크는 세 가지 운동 중 가장 효율이 높습니다. 척추를 수평으로 유지한 채 버티면 복근·둔근·허벅지 근육이 동시에 활성화됩니다. 처음에는 15초부터 시작해서 매주 5초씩 늘려가는 방식이 지속하기 좋습니다. 저는 인도네시아에서 근무하다 보니 헬스장을 따로 찾기가 쉽지 않아서, 이처럼 집에서 맨몸으로 할 수 있는 운동들을 위주로 루틴을 짜고 있습니다.
직장에서는 한 시간마다 알람을 맞춰두고 의자에서 앉았다 일어났다를 10~15회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중둔근 자극이 됩니다. 이 간단한 습관 하나가 하루 종일 앉아서 업무를 보는 분들에게는 생각보다 훨씬 효과적입니다. 단, 운동 후에는 단백질 보충이 반드시 따라와야 합니다. 아무리 운동을 해도 근육 재료인 단백질이 없으면 근육이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주일에 최소 3회,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집에서 바로 시작하는 둔근 운동 루틴
아래 세 가지는 도구 없이도 할 수 있는 기본 루틴입니다. 처음에는 동작의 정확성에 집중하고, 횟수보다 근육 감각을 느끼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 중둔근 스쿼트: 발 45도 벌리고 엉덩이·무릎 수평까지 내려갔다가 올라오며 둔근 수축 — 10~15회 × 2세트
- 대둔근 스쿼트: 어깨너비 발 간격, 허리 세우고 엉덩이 뒤로 밀며 내려가기 — 10~15회 × 2세트
- 플랭크: 척추 수평 유지, 15초부터 시작해 60초까지 점진적으로 늘리기 — 근감소 예방에 가장 효율적
- 의자 기립 운동: 1시간마다 10~15회 반복, 사무직이라면 이 하나만으로도 중둔근 자극 가능
자주 묻는 질문
Q. 무릎이 아픈데 스쿼트 같은 엉덩이 운동을 해도 괜찮나요?
A. 오히려 둔근을 강화하는 것이 무릎 통증 개선에 도움이 됩니다. 무릎 통증이 있을 때 무릎만 치료하고 끝내는 경우가 많은데, 골반과 고관절을 안정시키는 둔근이 약한 상태에서는 무릎에 반복적으로 부하가 걸립니다. 단, 통증이 심한 시기에는 의자 기립 운동처럼 부하가 적은 동작부터 시작하시고, 통증이 심해진다면 전문의와 상담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Q. 50대에 시작해도 엉덩이 근육을 다시 키울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다만 근육을 새로 키우는 속도는 20~30대보다 느리기 때문에, 목표를 '근육 증가'보다 '근육 감소 속도를 늦추는 것'으로 설정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당장 시작하는 것입니다. 시작이 늦어질수록 회복에 필요한 시간과 노력이 훨씬 더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Q. 근감소증인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A.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이 예전보다 힘들거나, 계단 오르내리기가 버거워졌거나, 한 발로 10초 이상 서 있기가 어렵다면 둔근 약화를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은 병원의 근육량 검사(InBody 등)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근육량이 하위 일정 기준 이하면 근감소증으로 진단됩니다.
Q. 엉덩이 운동할 때 단백질은 얼마나 먹어야 하나요?
A. 일반적으로 체중 1kg당 1.2~1.6g의 단백질 섭취가 권장됩니다. 운동 후 근육은 손상된 뒤 회복되는 과정에서 성장하기 때문에, 이 회복 기간 중 단백질 보충이 없으면 운동 효과가 크게 줄어듭니다. 닭가슴살, 달걀, 두부, 생선 등을 매 끼니에 의식적으로 포함시키는 것부터 시작하시면 좋습니다.
결론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허리가 아프면 허리만, 무릎이 아프면 무릎만 보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 모든 통증의 연결고리가 엉덩이 근육에 있었다는 사실이요. 50대 중반인 저는 지금부터라도 체중계보다 근육량 측정을 우선에 두기로 했습니다. 특히 둔근, 즉 대둔근과 중둔근을 유지하는 것이 허리·무릎·고관절을 동시에 지키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점을 이번에 다시 확인했습니다.
집에 있는 스쿼트 기구를 다시 꺼냈고, 직장에서는 한 시간 알람을 설정해 뒀습니다. 매일이 아니어도 됩니다. 주 3회, 꾸준히, 단백질과 함께. 이 세 가지만 지킨다면 지금 당장 눈에 띄는 변화가 없더라도, 10년 뒤 걸음걸이가 달라져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엉덩이 근육을 지키는 것은 결국 스스로 걷고, 서고, 삶을 이어가는 힘을 지키는 일입니다.
참고: 우아한노화 — 노화 막는 엉덩이 근육 운동 (YouTube) / KBS 생로병사의 비밀 — 71세 약사의 엉덩이 운동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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