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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건강

마른 당뇨 (원인, 식단, 근력운동)

papauskaya 2026. 9. 18. 12:54

목차


    솔직히 저는 당뇨라고 하면 당연히 뚱뚱한 사람에게 오는 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 주변의 박미모 언니(가칭)가 당뇨 진단을 받았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저는 진심으로 당황했습니다. 50대 후반인 언니는 인도네시아에서 30년 넘게 생활하며 평생 살이 쪄본 적이 없는, 누가 봐도 날씬한 체형이었거든요. 그때 처음 알게 됐습니다. 살이 찌지 않아도 당뇨가 온다는 사실을.

     

    마른 당뇨, 왜 생기는 걸까요

    박미모 언니처럼 날씬한데도 당뇨가 생기는 걸 처음엔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비만한 사람들한테 오는 병이라는 인식이 너무 강했거든요. 그런데 조금 더 알아보니, 마른 당뇨는 비만형 당뇨와 발생 원인 자체가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비만형 2형 당뇨는 인슐린 저항성이 핵심 문제입니다. 여기서 인슐린 저항성이란 인슐린은 분비되지만 세포가 인슐린 신호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열쇠(인슐린)는 있는데 자물쇠(세포)가 말을 안 듣는 것이죠. 반면 마른 2형 당뇨는 여기에 더해 인슐린 분비 능력 자체가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췌장이 선천적으로 약하거나 오랜 시간에 걸쳐 기능이 저하되면서 인슐린을 충분히 만들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또 한 가지 놓치기 쉬운 원인이 있습니다. 바로 근감소증(sarcopenia)입니다. 근감소증이란 나이가 들거나 운동 부족으로 근육량이 감소하는 현상을 뜻하는데, 근육은 우리 몸에서 포도당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조직입니다. 근육이 부족하면 식후 혈당이 근육으로 빠르게 흡수되지 않아 혈당 스파이크가 반복됩니다. 박미모 언니가 평생 운동 없이도 날씬했던 이유는 신진대사가 좋아서가 아니라, 오히려 근육이 적어서 체중이 늘지 않았던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습니다.

    특히 동양인에서는 BMI(체질량지수) 23 미만의 마른 체형에서도 2형 당뇨가 서구권보다 훨씬 높은 비율로 발생합니다. 팔다리는 가늘지만 복부만 볼록한 올챙이 체형도 내장지방이 원인이 되어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내장지방은 지방산 분비를 통해 인슐린 저항성을 직접적으로 끌어올리기 때문에, 겉으로 보이는 체형만으로는 판단이 어렵습니다.

    • 전신이 모두 마른데도 당뇨가 생기는 경우 — 췌장 기능 저하, 유전적 요인, 스트레스 등 복합 원인
    • 팔다리는 가늘지만 복부 내장지방이 많은 올챙이 체형 — 근육 부족 + 내장지방 과다
    • 오랜 당뇨 방치 또는 약 거부로 췌장 기능이 점차 망가져 체중이 급격히 빠진 경우
    요약: 마른 당뇨는 인슐린 분비 부족과 근육량 감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겉으로 날씬해 보여도 내장지방과 근감소증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마른 당뇨의 식단 — 소식이 정답이 아닙니다

    박미모 언니가 진단을 받고 나서 처음 한 일은 면류 식사를 줄이고, 식후마다 즐기던 달달한 믹스커피를 끊은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과일은 아예 끊는 대신, 무가당 요거트에 견과류를 곁들이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언니는 망고와 멜론을 갈아서 주스로 마시던 습관이 있었는데, 이게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원인이었던 겁니다. 과일을 주스나 스무디로 갈면 식이섬유가 파괴되어 혈당지수(GI)가 급격히 올라가는 효과가 있습니다. 여기서 혈당지수란 특정 식품이 혈당을 얼마나 빠르게 올리는지를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그런데 "마른 당뇨니까 더 적게 먹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꽤 많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오히려 독이 됩니다. 이미 근육량이 부족한 마른 당뇨 환자가 극단적으로 열량 섭취를 줄이면, 몸이 근육 단백질을 에너지원으로 분해하기 시작합니다. 그 결과 근육이 더 줄고, 혈당을 흡수할 조직이 더 적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마른 당뇨에서 식단의 핵심은 단순당 차단과 단백질 보충이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밥, 빵, 면처럼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단순 탄수화물은 최대한 줄이되, 고기·생선·두부·계란 같은 양질의 단백질은 오히려 충분히 섭취해야 합니다. 비만형 당뇨 환자에게 "적게 먹어라"라고 하는 조언을 마른 당뇨에 그대로 적용하면 안 된다는 의견도 있지만, 저는 박미모 언니의 경험을 보면서 이 차이가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했습니다. 췌장의 베타세포(beta cell)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브로콜리, 시금치, 블루베리 같은 항산화 식품을 꾸준히 챙기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서 베타세포란 췌장에서 인슐린을 직접 생산하고 분비하는 세포를 말합니다.

    요약: 마른 당뇨 식단의 핵심은 무조건 소식이 아니라 단순당은 최대한 줄이고 단백질은 충분히 보충하는 것입니다.

     

    근력운동이 먼저입니다 — 유산소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박미모 언니가 세운 운동 계획을 처음 들었을 때, 저는 솔직히 "그냥 걷기만 해도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마른 당뇨에서는 유산소 운동보다 근력운동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는 점에서 비만형 당뇨와 접근이 달라집니다.

    우리 몸에서 포도당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조직은 근육입니다. 특히 허벅지 근육에는 전신 근육의 약 3분의 1이 집중되어 있고, 식사 후 섭취된 포도당의 약 70%가 하체 근육에서 소비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남성 기준으로 허벅지 둘레가 60cm 이상인 사람이 40cm 미만인 사람보다 당뇨 발병 위험이 4분의 1 수준으로 낮다는 사실은 허벅지 근육의 중요성을 잘 보여줍니다(출처: 대한당뇨병학회).

    그렇다고 마라톤이나 장시간 유산소 운동이 좋은 방법이라는 의견도 있는데, 마른 당뇨 환자에게는 오히려 근육 소모로 이어질 수 있어 저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달리기를 즐긴다면 장거리보다 100m 단거리 위주로, 웨이트리프팅을 한다면 가볍게 수십 회 반복하는 방식보다 15회 내외로 한계에 가까운 무게를 드는 방식이 근비대(muscle hypertrophy)에 효과적입니다. 근비대란 근육 세포의 크기가 커지는 현상으로, 이를 통해 혈당을 흡수하는 조직 자체가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박미모 언니는 월·수·금은 빠르게 걷기, 화·목·토는 스쿼트 기구를 이용한 근력운동으로 일주일 계획을 짰습니다. 식후 30분 이내에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하면 혈당 스파이크를 눌러주는 효과가 있다는 점도 참고하셨습니다. 올챙이 체형처럼 내장지방이 많은 경우라면 유산소도 병행해야 하지만, 근력운동을 1순위로 두고 유산소의 비중을 조절하는 것이 마른 당뇨 관리의 핵심입니다.

    요약: 마른 당뇨 환자는 유산소보다 근력운동을 1순위로, 식후 가벼운 유산소를 병행하여 혈당 스파이크를 억제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마른 당뇨가 더 위험한 이유 — 숫자로 확인한 현실

    "나는 뚱뚱하지 않으니까 당뇨가 심하진 않겠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위안 삼아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판단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게 된 후로는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연구팀이 2009년부터 2017년까지 20세 이상 한국인 약 1,000만 명을 8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2형 당뇨를 진단받은 저체중 환자는 표준 체중 환자에 비해 말기 신부전(end-stage renal disease) 발생 확률이 현저히 높았습니다. 여기서 말기 신부전이란 신장 기능이 거의 상실되어 투석이나 이식이 필요한 단계를 말합니다. 특히 당뇨 진단 후 5년 이내에는 표준 체중 대비 4.4배, 5년이 넘으면 무려 6.4배나 말기 신부전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수치는 매우 충격적이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신장학회 공식 학술지에 게재될 만큼 신뢰도가 높습니다(출처: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

    당뇨 전 단계인 공복혈당장애(impaired fasting glucose)가 있는 저체중 환자에서도 말기 신부전 발생 확률이 1.4배 높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공복혈당장애란 공복 혈당 수치가 정상보다 높지만 아직 당뇨 기준에는 못 미치는 상태로, 당뇨로 진행될 수 있는 위험 신호입니다. 마른 당뇨 환자는 합병증도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될 수 있고, 안구·신장·혈관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미세혈관 합병증 위험이 표준 체중 당뇨 환자보다 더 높다는 점에서 관리를 절대 미뤄서는 안 됩니다.

    박미모 언니가 정기적으로 혈당을 체크하고 처방된 약을 빠짐없이 복용하는 것을 보면서, 50대 이후에는 체중 숫자보다 근육을 지키고 내장지방을 관리하는 것이 훨씬 중요한 과제라는 것을 저는 다시 한번 실감했습니다.

    요약: 마른 당뇨는 비만형보다 합병증 진행이 빠를 수 있으며, 저체중 당뇨 환자의 말기 신부전 발생 위험은 표준 체중의 최대 6.4배에 달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마른 당뇨의 기준이 BMI 얼마인가요?

    A. 의학적으로는 BMI 23 미만에서 발생하는 2형 당뇨를 마른 당뇨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BMI란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인터넷 BMI 계산기에 키와 몸무게를 입력하면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단, BMI가 정상이라도 내장지방이 많은 올챙이 체형이라면 해당될 수 있어 복부 둘레도 함께 확인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Q. 마른 당뇨인데 밥을 아예 안 먹어도 되나요?

    A. 탄수화물을 극단적으로 줄이는 것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칼로리 전체를 너무 줄이는 것이 문제입니다. 단순당(밥, 빵, 면 등)은 최대한 줄이되, 단백질과 건강한 지방은 충분히 섭취해야 합니다. 근육량이 이미 적은 상태에서 극저칼로리 식단을 유지하면 근육 손실이 가속화되어 오히려 혈당 조절이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Q. 마른 당뇨에는 유산소 운동이 의미 없나요?

    A. 유산소 운동이 전혀 필요 없다는 의견도 있지만, 저는 완전히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단지 비만형 당뇨처럼 장시간 유산소를 1순위로 두면 안 된다는 뜻입니다. 식후 15~30분의 가벼운 걷기나 계단 오르기는 혈당 스파이크 억제에 도움이 되고, 근력운동을 기본으로 하되 유산소를 보조적으로 병행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접근입니다.

     

    Q. 마른 당뇨도 약을 꼭 먹어야 하나요?

    A. 이 부분은 전문의 판단이 가장 중요합니다. 운동과 식단만으로 혈당이 충분히 조절된다면 약 없이 관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마른 당뇨는 췌장 기능 자체가 약한 경우가 많아 식단·운동만으로 한계가 오는 시점이 비만형보다 빠를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정기적인 혈당 모니터링과 함께 담당 의사와 상의하여 약 복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결론

    박미모 언니의 당뇨 진단은 저에게도 적잖은 각성이었습니다. 날씬하다는 이유로 당뇨를 의심조차 하지 않았던 제 편견이 얼마나 위험한 것이었는지, 이번 일을 계기로 분명히 깨달았습니다. 마른 당뇨는 비만형 당뇨와 원인도 다르고, 관리 방식도 달라야 합니다. 무조건 소식하는 것은 오히려 근육 손실을 가속화하고, 장시간 유산소 운동을 1순위로 두는 것도 마른 당뇨에는 맞지 않습니다.

    50대 이후라면 체중 숫자보다 근육량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 저는 이제 확신합니다. 본인이나 주변에 마른 체형인데 당뇨 진단을 받은 분이 있다면, 비만형 당뇨에 맞춰진 일반적인 조언을 그대로 따르기보다 마른 당뇨에 맞는 근력운동과 단백질 식단을 중심으로 접근해 보시길 권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기적인 혈당 검사와 전문의 상담을 병행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첫걸음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8cQtDPHbYHo / https://www.youtube.com/watch?v=kn2_OOU36H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