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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1분에 100회 이상 뛰면 빈맥성 부정맥, 50회 미만이면 서맥성 부정맥으로 분류됩니다. 저는 이 수치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골프 모임에서 함께 라운딩하던 남차장님이 갑자기 한국으로 들어가신다는 말을 들은 순간, 이게 결코 남 얘기가 아니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부정맥 증상, 어떻게 알아챌 수 있을까
남 차장님은 50대 후반이시고, 드라이버 비거리가 어마어마하게 나올 만큼 체력도 좋으신 분이었습니다. 그런 분이 라운딩 도중 갑자기 숨이 차고 어지러우며 심장이 빠르게 뛰는 느낌을 받아 2홀 내내 카트에서 쉬셨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더운 날씨에 무리해서 그런가" 하고 넘기셨는데, 그날 저녁 과음 후 다음 날 아침 심장이 쿵쾅쿵쾅 뛰면서 숨이 차오르자 응급실로 직행하셨답니다.
부정맥의 증상은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숨이 가쁘다, 어지럽다, 심한 경우 정신을 잃고 쓰러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의사가 객관적으로 봤을 때 그리 위험하지 않은 부정맥인데도 당사자는 "죽을 것 같다"라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반대로, 본인은 별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데 실제로는 즉각 치료가 필요한 부정맥인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밤에 누웠을 때 가슴이 쿵 내려앉는 느낌이 반복되면 공포감이 극도로 커집니다. 회사를 그만두는 분이 생길 정도라고 하니, 이건 단순한 심리적 문제가 아닙니다. 이런 증상이 반복된다면 막연히 지켜보기보다 한 번은 반드시 확인받아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가슴 두근거림(심계항진): 운동하지 않았는데도 심박수가 150~180회까지 치솟는 느낌
- 호흡곤란: 가만히 있어도 숨이 차오르는 증상
- 어지럼증 및 실신: 뇌로 가는 혈류가 부족해질 때 발생
- 무증상: 본인은 느끼지 못하지만 심전도 검사에서 발견되는 경우도 있음
심전도로 부정맥을 어떻게 진단하나
심전도(ECG, Electrocardiogram)란 심장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전기 활동을 증폭해 그래프로 나타내는 검사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심장이 그냥 뛰는 게 아니라 전기 신호가 만들어지고 흘러내려가면서 심장 근육이 수축·이완한다는 점입니다. 동결절(SA node)이라는 부위가 전기를 만들어내고, 이 전기가 심실까지 흘러내려가며 박동이 일어납니다. 부정맥이란 결국 이 전기 신호가 너무 빠르거나, 너무 느리거나, 불규칙하게 발생하는 상태입니다.
문제는 증상이 있을 때 정확히 그 순간에 심전도를 찍어야 진단이 된다는 점입니다. 응급실에서 찍는 10초짜리 심전도로는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부정맥을 잡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홀터 모니터(Holter Monitor)라는 24시간~수일짜리 착용형 심전도 검사를 활용하거나, 경우에 따라 수주 혹은 수개월에 걸친 삽입형 루프 레코더(ILR, Implantable Loop Recorder)를 심장 근처 피부 아래에 삽입해 장기 모니터링을 하기도 합니다. ILR이란 손가락 하나 크기의 기록 장치를 피부 아래에 넣어 심전도를 1~3년 장기적으로 기록하는 방법입니다.
남 차장님은 한국에 돌아가셔서 스마트워치도 구매해 오셨는데, 저는 그게 굉장히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스마트워치의 심전도 기능이 의료기기 수준의 정확도는 아니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증상이 나타나는 순간의 기록을 병원에 가져가면 전문의가 진단 방향을 잡는 데 분명히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실제로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심방세동 조기 발견 연구는 꾸준히 발표되고 있습니다(출처: American Heart Association).
부정맥 예방, 뭘 먹으면 좋냐고요?
검색창에 "부정맥 예방 음식"이라고 치면 수십 개의 글이 쏟아집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런 정보를 찾아봤습니다. 그런데 제가 자료를 찾아보면서 알게 된 건, 부정맥 자체를 막아주는 특별한 음식이나 보조식품은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뒤를 잘 보면 대부분 상업적인 건강식품 광고로 연결되더라고요.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이라는 부정맥이 있습니다. 이는 심방이 제대로 수축하지 못하고 불규칙하게 떨리는 상태인데, 가장 무서운 합병증이 뇌졸중입니다. 심방 안에 혈전(피떡)이 만들어져 뇌혈관을 막는 것입니다. 이 심방세동의 주요 위험 인자가 바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음주, 스트레스입니다(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결국 심장 건강을 지키는 일상적인 관리가 곧 예방입니다.
남 차장님이 한국에서 돌아오신 후 가장 먼저 하신 일은 커피를 끊는 것이었습니다. 카페인은 심장을 흥분시켜 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는 자극제입니다. 공장 관리와 영업을 병행하시느라 하루에 커피를 몇 잔씩 드셨던 분이 단호하게 끊으신 겁니다. 대신 텀블러에 물을 담아 어디든 들고 다니시는 모습이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 술도 완전히 끊지는 못하셨지만, 2차는 절대 안 가시고 완샷도 안 하시며 천천히 드시는 방식으로 음주 습관을 바꾸셨습니다.
조깅이나 빠른 걸음으로 30분에서 1시간, 주 3회 정도의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오히려 심장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단, 심박수를 무리하게 끌어올리는 고강도 운동은 오히려 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제 경험상 이 부분은 사람마다 편차가 크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담 후 운동 강도를 정하는 것이 훨씬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가슴이 쿵 내려앉는 느낌이 가끔 드는데 부정맥인가요?
A. 이를 심실 또는 심방 조기수축이라고 부르는데, 심장이 박동 사이에 불규칙하게 한 번 더 수축하는 현상입니다. 간헐적으로 생기고 다른 증상이 없다면 경과를 지켜보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반복 빈도가 잦거나 호흡곤란·어지럼증이 함께 온다면 심전도 검사를 받아보시는 게 맞다고 봅니다.
Q. 부정맥이 있으면 반드시 약을 먹어야 하나요?
A. 부정맥의 종류와 위험도에 따라 다릅니다. 치료가 필요 없는 경우도 분명히 있습니다. 반면 심방세동처럼 뇌졸중 위험이 있는 부정맥은 항응고제 복용이 필수입니다. 약 부작용이 걱정된다는 시각도 이해하지만,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해 득실을 따져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Q.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이란 어떤 시술인가요?
A.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Radiofrequency Catheter Ablation)이란 카테터를 혈관을 통해 심장 안에 넣고, 부정맥을 일으키는 비정상적 전기 병소에 열에너지 또는 냉각 에너지를 가해 조직을 파괴하는 시술입니다. 발작성 상심실성 빈맥의 경우 성공률이 97% 이상으로 알려져 있으며, 심방세동은 종류와 진행 정도에 따라 성공률이 달라집니다.
Q. 스마트워치로 부정맥을 진단할 수 있나요?
A. 스마트워치가 의료기기와 동일한 정확도를 갖는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움직임으로 인한 잡음이 섞여 오판독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증상이 나타나는 순간을 기록해 병원에 가져가면 전문의가 부정맥을 더 정밀하게 진단하는 데 유용한 단서가 됩니다. 진단 보조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관점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결론
남 차장님의 사례를 지켜보면서 제가 가장 크게 느낀 건 "몸이 보내는 신호를 한 번만 더 무시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라운딩 중 2홀을 쉬셨던 그 순간에 병원에 가셨다면 더 빨리 대처할 수 있었겠지만, 그게 쉽지 않다는 것도 압니다. 저 역시 비슷한 상황이었다면 "더위 탓이겠지" 하고 넘겼을 것 같습니다.
부정맥은 종류와 위험도가 천차만별입니다. 가장 중요한 건 반복되는 증상을 방치하지 말고 전문의에게 확인받는 것, 그리고 이미 진단받았다면 음주·카페인·스트레스 관리를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50대 이후 정기 건강검진에 심전도 검사를 포함시키는 것을 강력하게 권합니다. 남 차장님이 텀블러를 들고 다니며 조금씩 생활을 바꾸시는 모습이 저에게도 작은 자극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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